세부정보
- 제목
- GEO-INSIGHT : 둥베이·백두산
- 저자
- 정진숙, 박수진 엮음
- 출판사
- 푸른길
- ISBN
- 9788960000000
- 청구기호
- 981.2502 정78ㅈ
GEO-INSIGHT : 둥베이·백두산
정진숙, 박수진 엮음
둥베이는 우리나라에서는 만주로 더 잘 알려진 곳으로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지린성을 뜻한다. 이 지역은 우리 민족에게 결코 생소한 땅이 아니다. 멀리 고대는 물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중요한 활동무대였다. 반일독립운동을 위해 수많은 선인이 피 흘리며 일제와 싸운 현장이고, 우리 민족인 조선족이 모여 사는 옌볜조선족자치주가 위치해 있기도 하다. 더 나아가 북한과 접하고 있는 곳이어서 가까이 있으면서도 멀고도 먼 북한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GEO-INSITGHT 둥베이·백두산』은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서 둥베이와 백두산을 답사한 후 남긴 작품이다. 지리학과에서는 답사 후 늘 자료집을 만들어 왔는데, 소중한 자료집이 잊히는 게 아쉬워 잘 다듬고 모아 단행본으로 출간하게 된 것이다. 서울대 지리학과 답사팀은 다롄(大連)팀, 창춘(長春)팀, 블라디보스토크팀으로 나눠서 세부전공이 다른 대학원생들을 배치하였고, 마지막에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에서 만나 같이 백두산에 등반하는 코스를 짰다. 도시계획, 지역개발학, 자연지리, 문화지리학, GIS 등의 전공자들이 총출동했다. 덕분에 이 책에서 독자들은 지리학 세부전공의 향기를 어렴풋하게나마 느껴 볼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은 독자라면 김석주 옌볜대학교 교수의 글은 꼭 정독하면 좋겠다. 이 글은 만주의 변경과 개척의 역사를 간명하게 요약한 글로, 머릿속에 만주의 심상지도(mental map)를 그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1장은 답사 기획 과정과 갔다 온 후의 소회 등 말랑하고 현장감 있는 글을 배치했다. 2장부터는 제법 진지하고 묵직한 글이 이어진다. 2장은 둥베이지방의 자연지리를 다뤘다.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대거 포진하여 둥베이지방의 자연환경을 기술했다. 척박한 만주 벌판으로 알고 있었던 둥베이지방이 어떻게 곡창지대로 변모했는지, 중국의 산림 정책이 전 세계 환경경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이 궁금한 독자들은 이 장을 주의 깊게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장은 둥베이 삼성의 인문지리를 다뤘다. 이 장에서는 지역경제, 도시와 교통, 토지와 주택이라는 키워드로 중국 둥베이 삼성을 분석한다. 학술답사기에서는 국경도시로서의 단둥의 경관을 분석하는 글과 창춘의 도시구조를 분석하는 글이 소개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둥베이 삼성 역시 식민지를 빼놓고는 근대적 역사지리를 이해하기 어려운 곳이다. 창춘의 도시구조가 우리나라 어떤 도시의 구조와 쏙 빼닮아 있는지 알게 된다면 독자들도 꽤 놀라게 될 것이다. 4장은 둥베이의 문화를 다뤘다. 이 장에서는 인문지리, 그중에서도 넓은 범주에서 문화지리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주로 포진했다. 그래서인지 칼 사우어가 제시하는 경관분석 방법론이 글 구석구석에 잘 녹아들어 있다. 인구분포와 이주는 숫자로 점철된 딱딱한 분야일 것처럼 여겨지지만, 연구자들에게는 귀중한 렌즈이기도 하다. 특히 같은 접경 지역이라 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의 경관이 어떻게 다른 느낌을 주고 있...는지 비교하고 한 도시 안에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경관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5장 특별테마에서는 ‘만주’와 ‘둥베이지방’의 명칭 간 긴장관계를 다루고 있다. 중국 지도에는 왜 만주라는 지명을 쓰지 않고 ‘둥베이’이라는 명칭을 사용할까? 아마 중국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이런 의문을 가져 보았을 것이다. 이 글은 19세기와 20세기 지도를 분석하여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착실하게 찾아 나간다. 아마 글을 다 읽으면 독자들께서도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중국이 ‘둥베이’라는 명칭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