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정보
- 제목
- 물의 가면
- 저자
- 윤인미 지음
- 출판사
- 황금알
- ISBN
- 9791190000000
- 청구기호
- 811.6 윤68ㅁ
물의 가면
윤인미 지음
윤인미는 2013년 계간 ?시와미학?을 통해서 시인의 이름을 얻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녀가 시집을 간행하게 되었다. 윤인미는 아직 널리 알려진 시인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큰 가능성을 가진 시인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우리가 이 자리에서 주목하려는 시편은 다음과 같다. ?물의 가면?, ?을乙의 논리?, ?명분을 찾아서?, ?젖은 오후?, ?그 말은?, ?혀 1?, ?혀 2?, ?혀 3?, ?혀 4?, ?배후령터널? 등. 윤인미의 시가 보여주는 잠재력은 한국 시단을 살찌우는 풍요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 주둥이로 하는 말은 지폐가 보일 때 확 읽힌다 마음으로 하는 말은 알몸이 드 러날 때 더듬더듬 읽힌다 주둥이와 마음은 문패를 같이 쓰는 사이, 아버지와 아들처럼, 엄마와 딸처럼 주둥이로 말하다가 우물쭈물 옷을 벗는다 마음으로 말하려다 욱, 하는 마음에 자빠져 주둥이로 허공을 후려친다 주둥이와 마음 그 어느 편도 들 수 없는 나는, 저물도록 돌아갈 말이 없다 ―?혀 3? 전문 윤인미는 ‘말’을 다루는 자로서의 시인이다. 그녀는 여기에서 ‘말’을 두 갈래로 나눈다. 시인은 ‘주둥이로 하는 말’과 ‘마음으로 하는 말’을 구분한다. 흥미롭게도 두 갈래의 ‘말’은 구분되는 동시에 맞닿아 있다. ‘주둥이로 하는 말’은 ‘지폐가 보일 때’ 읽을 수 있고, ‘마음으로 하는 말’은 ‘알몸이 드러날 때’ 읽을 수 있다. 두 갈래의 말이 다른 종류의 말인 것 같지만 사실 하나의 말일 수 있다는 윤인미의 전언은 진실에 가깝다. “주둥이와 마음은 문패를 같이 쓰는 사이”라는 규정이 가능한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시인은 이 시에서 ‘지폐’를 보이고 ‘알몸’을 드러냄으로써, 진심(眞心)을 보이고 진정(眞情)을 드러냄으로써, 말은 소통의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