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정보
- 제목
-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
- 저자
- 오창렬 지음
- 출판사
- 모악
- ISBN
- 9791190000000
- 청구기호
- 811.6 오82ㄲ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
오창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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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0개북마크 0회이곳과 저곳의 경계를 채우는 간절함 오창렬 시집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를 읽다보면 “눈 녹고 꽃 피는 일이 우리 사이의 일”(「바람 지날 만한」)임을 깨닫게 된다. 한 편의 시가 우리의 ‘눈 속에서’ 피어나는 동안 천일의 밤이 하룻밤처럼 지나가는 걸 느낄 수 있다. 펼치면 천일의 시간이지만 접어놓으면 딱 하룻밤 이야기 같은 인연들이 이 시집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창렬 시집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사이’라는 지점이다. 시인 오창렬에게 ‘사이’는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시적 개념이다. 그런 까닭에 ‘사이’는 간격으로도 읽히고, 여지와 같은 의미로도 다가온다. 오창렬은 ‘사이’를 표제어로 하여 이곳과 저곳이 아닌 어름의 지점에서 다양한 의미를 포착해낸다. 나의 이야기이면서 너의 이야기를 말하는가하면, 내 이야기도 네 이야기도 아닌 것을 말하기도 한다. 시인 오창렬에게 ‘사이’는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점이다. 어제와 내일 사이에서, 현실과 욕망 사이에서, 몸과 의식 사이에서, 생활인과 시인 사이에서 오창렬의 시는 발화된다. ‘사이’의 시공간은 ‘경계’로도 변모한다. 이때 경계는 격절의 기능이 아니라 소통하기 위한 최소한의 가름선으로 작동한다. 이처럼 ‘사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곳과 저곳 사이를 가득 채우는 간절함을 어쩌지 못하는 시인의 성정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