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당나귀 곁에서

세부정보

제목
어린 당나귀 곁에서
저자
김사인 지음
출판사
창비
ISBN
9788940000000
청구기호
811.6 김52ㅇ

어린 당나귀 곁에서

김사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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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프고 너무 아름답다’는 신경림 작가의 평을 받은 두번째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이후 다시 9년이라는 긴 시간 뒤에 선보이는 김사인의 세번째 시집 『어린 당나귀 곁에서』.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삶과 죽음의 갈피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여여하게, 또는 엄숙하게 수락하는’ 겸허한 마음을 가다듬으며 ‘대문자 시의 바깥에서 종용히 움직이는 미시의 시학’을 펼쳐 보인다. 고향의 토속어와 일상언어를 자유자재로 부리는 빼어난 언어감각과 정교하고 정감어린 묘사로 ‘생로병사의 슬픔 일체를 간절한 마음의 치열한 단정에 담아’낸 시편들이 나직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이번 시집에서 눈여겨볼 것은 과거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이 깃든 ‘정치적’ 시편이다. 시인은 “칠성판에 묶여 개구리처럼 빠둥거리”던 고문의 기억을 복원하거나(일기장 악몽) “팔공년 봄 광주”의 “한 속살”을 촘촘히 들여다보고(오월유사(五月遺事)), “친구들 생각하면 눈물”만 나는 현대사를 돌아보며(한국사) “남산 지하실 같은 어둠이 내리”는 현실을 직시하는(불길한 저녁) 시편들을 통해 새로운 형식의 시적 정치성을 실험한다. 그중에서도 국가폭력의 상징인 ‘국정원’을 통렬하게 풍자한 내곡동 블루스는 오늘 우리 사회의 위기를 예견한 듯한 일종의 ‘시참(詩讖)’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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