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세부정보

제목
당신
저자
박범신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ISBN
9788950000000
청구기호
813.6 박44ㄷ

당신

박범신 지음

0/5
리뷰 0북마크 0

어느덧 일흔을 맞이한 영원한 청년 작가 박범신의 마흔두 번째 장편소설 『당신』. 이번에 저자가 파고든 주제는 노년, 기억, 죽음, 애도 그리고 사랑이다.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문학동네 네이버카페에 ‘꽃잎보다 붉던―당신, 먼 시간 속 풍경들’이라는 제목으로 일일 연재했던 작품으로 치매에 걸린 노부부를 통해 한평생의 삶과 사랑과 관계, 그 현상과 이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5년, 일흔여덟 살의 주인공 윤희옥이 이제 막 죽어 경직이 시작된 남편을 집 마당에 묻고 있다. 마치 오랫동안 남편의 죽음을 준비해온 것처럼 부인 윤희옥의 뒤처리는 섬세하고 깔끔하다. 그런데 일을 마친 윤희옥이 경찰서를 찾아 남편이 실종되었다고 신고를 한다. 그녀는 왜 사망 신고 아닌 실종 신고를 하게 됐을까? 정신과 육체의 에너지 흐름이 이처럼 정반대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하면서, 결코 밝히고 싶지 않았을 한평생의 인내, 헌신, 사랑의 이면을 부인과 딸아이에게 드러내 보일 수밖에 없게 된 주호백. 변해가는 남편의 모습에 윤희옥은 애써 감추고 또 잊고자 했던 지난 삶의 순간들을 복기하기 시작한다. 혁명을 꿈꾸었던 김가인에게 온 마음을 빼앗기고 그의 아이까지 갖게 되었지만 그가 감옥으로 붙잡혀 들어간 후 주호백에게 구원을 받은 윤희옥. 인내와 헌신으로 시종하는 주호백의 삶과 사랑은 2009년 치매에 걸리면서 무너져가고, 억눌러왔던 내면이 그 틈으로 하나둘 비집고 나오더니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기 시작한다. 치매와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남편 주호백을 간병하면서 윤희옥은 그가 부정, 분노, 협상, 우울의 단계를 차례로 거친 후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끔 돕는다. 자신의 몸속에서도 치매가 이미 진행 중이었던 걸 모른 채, 남편의 염원대로 그를 안락사 시키고 제 손으로 남편을 묻었다는 사실을 이내 잊고는 돌아올 리 없는 남편을 남은 생애 매순간 기다리며 지낸다.

첫 리뷰를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