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걸어, 희망으로

말기암 환자 쿠르트의 기적 같은 걷기 여행기 『천천히 걸어 희망으로』. 저자인 쿠르트 파이페는 64세 때 대장암 말기라는 시한부 삶을 선고받는다. 그는 아내의 만류도 뿌리진 채, 평생소원이자 마지막 소원인 걷기 여행을 떠난다. 보통 사람이라면 죽음의 장벽 앞에 엄두도 못 낼 덴마크-독일 국경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로마까지 이어지는 3,350킬로미터의 대장정을 담담하게 털어놓는 쿠르트의 이야기는 삶과 죽음에 대한 우리들의 자세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은 총 4장에 걸쳐 쿠르트가 걸어간 여정을 소개한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도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탄을 하는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준다. 하지만 때로는 암세포가 전이 되어 고통을 느끼고, 뜻하지 않게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갑자기 찾아온 죽음까지도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쿠르트는 대장암 말기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그보다 더 오래 멋지게 자신의 삶을 꾸려간다. 그는 죽음을 기다리는 대신 걷기여행이라는 새로운 출발을 했고, 여행 내내 암세포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았다. 그런 그가 담담하게 전하는 걷기여행의 기록은 마음의 병과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