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여자

세부정보

제목
모래의 여자
저자
아베 코보 [지음] ; 김난주 [옮김]
출판사
민음사
ISBN
8937460556
청구기호
833.6 아44ㅁ c.2

모래의 여자

아베 코보 [지음] ; 김난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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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고리 기법으로 엮어낸 아베 코보의 대표작 아베 코보의 대표작『모래의 여자』는 1962년에 출간되어 그에게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작품으로 1964년 영어로 번역된 데 이어 프랑스어, 체코어, 핀란드어, 덴마크어, 러시아어 등 이미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작품은 한 남자의 실종 사건이 근간이 된다. 주인공은 잿빛 일상에서 도피하기 위해 모래땅으로 곤충 채집을 나선다. 그가 찾아간 해안가 모래 언덕에는 기이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마치 부서져가는 벌집처럼 거의 20미터나 될 정도로 깊게 파인 모래 구덩이들 속에 집이 세워져 있다. 남자는 마을 사람들의 계략으로 여자 혼자 사는 모래 구덩이에 갇히게 되고, 흘러내리는 모래에 집이 파묻혀 버리지 않도록, 마치 쉬지 않고 돌을 굴려야 하는 신화 속의 시지프처럼 매일매일 삽질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어이없어 하는 그에게 여자는 자기 혼자서는 그곳 생활을 견디기가 벅차다고 해명한다. 한 집이 붕괴되면 사구에 자리잡은 마을 전체가 붕괴되기 때문에 작업을 멈출 수가 없다고. 모래 퍼내는 것쯤 훈련만 받으면 원숭이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냐고, 자기에게도 좀더 그럴 듯한 존재 이유가 있을 것이 아니냐고 절규하며, 수차례 탈출을 시도하는 남자. 치밀한 계획 하에 구멍에서 빠져나오지만 결국 마을 사람들에 의해 돌려보내진 후 여자가 남자를 위로하는 장면에 삽입된 작가의 목소리, 〈서로 상처를 핥아주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영원히 낫지 않을 상처를 영원히 핥고만 있는다면, 끝내는 혓바닥이 마모되어 버리지 않을까?〉라는 부분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견디어내고 있는 독자들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그런데 작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이 탈출을 기도하는 남자를 위협하는 수단이었던, 그들이 배급해 주어야만 얻을 수 있었던 물을 모래 속에서 끌어올리는 유수 장치를 우연히 발명하게 된 이후, 남자는 도망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탈출을 뒤로 미룬다. 마을 사람 누군가에게 유수 장치에 대해 말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이 갑작스러운 결말 앞에서 독자는 멈칫거리게 되고, 일상의 존재 근거에 대해 다각도로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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