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1996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김선우 세 번째 시집.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잉태하고 포옿하고 사랑하면서 세상 모든 사물들이 넘나들며 서로의 기원을 이루는 삶을 보여준다. 시 속에 그려지는 삶에는 리듬과 색깔과 촉감의 관능과 생명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시적 자아는 우주의 온갖 사물 속으로 확산되고 우주의 만물은 거꾸로 시작 자아 속으로 수렴된다. 그래서 시집 속의 시들은,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탐색, 또 한편으로 한 삶의 다른 삶 살아내기로, 다른 한편으로는 지극한 연애시로, 다채롭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