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어린시절

20세기에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산 지식인 발터 벤야민의 『베를린의 어린 시절』.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사유의 길을 독자적으로 뚫고 나간 저자는, 필생의 작업으로 19세기의 파리에 대한 연구에 전념했다. 하지만 그러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저자는 어린 시절의 자신을 키워준 베를린에 대한 주관적인 회고록을 저술한다. 20세기의 가장 아름다운 산문 중의 하나로 불리는 이 책은, 저자의 사유 중 가장 내밀한 비밀의 미로 속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는, 베를린에서의 어린 시절에 대한 자전적 에세이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고국을 잃어버리고 이국에서 자살을 생각하며 저술한 것으로, 저자의 사상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현장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안도감을 파괴하는 모습을 어린 시절의 학교, 아버지, 놀이 등을 통해 아이의 눈으로 생생하게 증언하면서, 지금보다 살만한 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흩뿌려놓고 있다. 아울러 '진보', '문명', '출세' 등으로 얼룩진 어른들의 세계가 연출하는 파시즘에 대한 생각을 전해주며, 우리가 그러한 악무한의 회로 속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인 저자를 가장 내밀하게 읽을 수 있는 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 Tip! 『베를린의 어린 시절』은 1981년에 독일에서 출간된 저자 발터 벤야민의 전집에 들어 있는 1983년 최종 원고를 원본으로 삼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