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함께한 여행

노벨문학상 수상자 존 스타인벡의 아메리카 여행기. 저자가 자신이 직접 주거가 가능하게 설계한 트럭 '로시난테'에 애완견 '찰리'를 태우고, 자신과 자신이 살고 있는 미국을 재발견하기 위해 떠난 4개월 간의 탐험기다. 그때 그의 나이, 58세였다. 삶의 황혼기에 무모할 수도 있는 걸음으로 쓴 이 책은 그가 기록으로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기로, 우리에게는 뉴스를 보면서 혹은 관광을 하면서 접한 것과는 다른 소소하고 사실적인 미국의 정서를 느끼도록 해준다. 저자가 도로를 피해 덜컹거리는 트럭을 타고 찾아다닌 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나 대도시가 아니라 뒷골목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는 평범한 미국인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통해 미국인의 바탕에 흐르는 감정과 고민, 그리고 성향을 발견했다. 로키 산맥을 넘어 태평양 연안을 지나 고향을 방문한 후 모하비 사막을 돌파하면서는 발전을 위해 자연을 거스르며 공존보다는 파괴를 일삼는 미국의 이면을 되짚었다. 텍사스에 잠깐 머문 후 뉴올리언스를 거쳐 처음 계획보다 일찍 버지니아 주와 펜실베이니아 주를 지나 뉴욕으로 돌아온 저자는 '사람이 여행을 하는 게 아니고 여행이 사람을 데리고 간다'라는 선문답적인 여운을 남기며 여행을 끝냈다. 거주하던 뉴욕 주를 떠나 49개주를 탐험하면서 그가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은 미국과 미국인, 그리고 스러져가는 전통과 획일화되는 문명이었다. 이 책은 1965년 '삼중당'에서 출간한 〈아메리카 초상〉을 1996년에 사망한 이정우의 번역 그대로 재출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