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등대〉는 우리나라 근현대 100년사와 등대 100년사에 관한 본격적인 현장탐사 기록을 담은 책이다. 역사민속학자이자 해양문화사가인 주강현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 보고서로, 등대를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와 문화,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을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직접 전국의 등대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등대 주변의 풍경을 기록하고, 동시에 등대원들의 삶과 애환을 세세하게 기록하였다. 이 책은 실제 등대를 찾아가는 '공간 여행'과 역사 속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우리나라 근대 초기와 일제 시대에 세워진 등대들을 점검하면서 근대 문화유산으로서 등대의 가치를 따져본다. 이를 통해 등대가 가진 역사적ㆍ문화적 가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등대로 상징되는 근대 문화유산을 앞으로 어떻게 보존해 나가야 하는지 모색하고 있다. 저자는 서해, 남해, 동해 그리고 제주에 세워진 다양한 등대들의 모습과 연원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전해준다. 아울러 등대에 관한 기존의 통념인 '낭만의 불빛'에 더하여 '제국의 불빛'에도 주목하고 있다. 등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낭만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표상이며, '등대지기'라는 표현도 1920년대 식민지 시대의 애잔한 취향이 빚어낸 신조어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