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열패의 신화

사회진화론과 한국 민족주의 담론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박노식 교수의 신작이다. 그간 사학계에서 금기시해온 한국 민족주의 담론의 형성 과정과 그 기원을 탐색하고 있다. 이 책은 '경쟁과 생존은 한국인의 전투적인 생활 양식의 키워드'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여 1900년대 중국의 대표적인 논객 량치차오의 사상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주의, 서구 유럽의 사회진화론이 중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주로 개화기 시절의 사회진화론에 집중하여 담론구조의 구체적인 역사적 내력을 파악하고자 했다. 열강들의 틈에서 부강한 나라, 근대화된 나라를 꿈꾸었던 유길준, 윤치호, 신채호, 박은식, 이승만, 서재필, 안창호, 한용운 등 당대 지식인들의 치열한 모색과 그 내면을 살펴보면서 '우리에게 민족주의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