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1

현대 소설에 독창적인 공헌을 했으며, 당대의 가장 뛰어난 비평가 가운데 한 사람이자, 눈 밝은 출판사 발행인이기도 했던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 그녀의 일생과 작품세계를 다룬 주목할 만한 전기『버지니아 울프: 존재의 순간들, 광기를 넘어서』. 이 책은 난해하기로 유명한 버지니아 울프 작품 연구에 새 길을 터주며 전기 문학의 전범을 몸소 보여준다. 버지니아 울프는 [등대로], [댈러웨이 부인] 등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이용한 모더니즘 계열의 작품과, [자기만의 방], [3기니] 등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독립과 자유를 표방한 페미니즘 계열의 선구적인 비평서로 주목받았던 작가다. 그러나 허마이오니 리는 그러한 단순한 독법으로 버지니아 울프를 해석하기를 꺼린다. 그녀는 버지니아 울프가 인간의 "내면"이라는 가장 매혹적이고 방대한 재료를 문학사에 기증했다고 말한다. 또한 여성과 남성을 아우르는 "자아"의 해방에 다가가고자 했다고 해석한다. 그리고 발로 뛰어다니며 수집하고 조사한 자료들인 편지와 일기, 각종 팸플릿 등을 인용해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을 아우르는 근대 유럽의 풍속을 엿보게 한다. 특히 무엇보다도 이 책에는 연약한 한 여성의 초상에서부터 세계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에 이르기까지, 버지니아 울프라는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초상들이 생생히 담겨 있다.